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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2019년 3월 첫번째 일기

 

 

 

아직까지 한글을 정확히 모른다.

 

학교에서는

일기 쓰기, 수학 문제 풀기, 독서록 작성 등의 숙제를 내고 있지만

아직 한글을 정확히 모르는 아이에게는 무리다.

 

그래도 작년보다는 나아졌다.

지금은 간단한 모양의 한글도 읽을 수 있고,

10이하 숫자도 거의 알고 있다.

 

 

지적장애 3급.

 

겉으로 보기에는 그저 키가 좀 작을뿐

자기들과 다른점이 없어 보여서 그런지

학기초에는 아이들에게 상처도 받고 힘들어 했다.

다행히 초반에 선생님께 이야기하고 부탁드려 잘 넘어간 것 같다.

 

 

 

 

아이 대신 일기를 써보려 한다.

아이가 그날 학교나 치료소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면,

되도록 그대로 적어보려 한다.

 

 

되도록 아이 시점에서 작성할 생각이다.

 

아이의 학교 생활을 어떤식으로든 기록하려고 한다.

아이가 보고, 듣고, 느낀 감정을 다 적을 수는 없겠지만

이렇게라도 기록을 해야 나중에 추억이든, 뭐든 간에 알 수 있을테니......

 

 

 

 

 

2019.03.05.화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심심해서 풀과 색연필로 편지를 쓰고 있는데, 남자아이가 색연필로 장난한다고 일렀다.
속상하다.

학기초라 1주일 정도 특수반(어울림반) 수업이 없었다.

그 기간 하루 4~5시간을 일반반에서만 수업을 받았다.

보통은 2~3시간 정도를 특수반에서 진행을 하고, 그외 시간은 일반반에서 받는다.

 

1주일동안 잘 이해도 안가고 여러가지로 힘들었을텐데 잘 견뎌줬다.

 

엄마, 아빠에게 편지를 썼다며 보여주는데

우리는 읽을 수 없어 아이에게 읽어 달라고 부탁했다. (마음이 중요하지......)

 

 

2019.03.06.수

(언어/인지치료소에서) 종이배를 만들었다.
2학년 어울림반에서도 만든적이 있다.
종이배는 물에 띄우면 안된다.

차은(가명)이가 하늘색 색연필을 갖고 갔다.
내 색연필에는 이름 스티커가 있지만, 그 색연필에는 없었다.
그래도 내것이 맞다.
내가 공책을 예쁘게 꾸미는 동안 내 색연필을 가져갔다.
돌려달라고 했더니, 땅에 놨다.
땅에 떨어진 것은 주인이 없다는 것인데,
그 색연필은 내가 주인인데 땅에 놨다.

콧물이 많이 나왔다. 재채기하면서 나왔다.
선생님이 닦아 주셨다.

화장실에서 미정(가명)이를 만났다.

과학실에서 강낭콩 관찰을 했다.
강낭콩을 보고 냄새 맞고, 맛보라고 했지만 나는 손으로 엑스를 했다.

차은(가명)이는 1학년때 같은반이였는데, 3학년이되면서 또 같은반이 됐다.

1학년 때도 이 아이와는 약간의 충돌이 있었는데, 역시나 학기초부터 이 아이와 짝꿍 때문에 힘들어 했다.

 

학기초 감기 기운이 있어, 한동안 코를 훌적거리며 다녔다.

 

미정(가명)이도 1학년때 같은반이였는데, 울 아이를 좋게 생각하고 있는지 복도나 밖에서 만나도 반갑게 인사를 해준다.

미정이는 올해 반 배정이 확정 됐을때도 자기 엄마를 통해 울 아이가 몇 반이 됐는지 물어볼 정도로 관심을 보여주는 고마운 친구다.

 

3학년부터는 과학수업을 과학실로 이동하여 진행을 한다.

과학실 수업을 하다보면 학생들이 직접 참가해서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아이가 제대로 못하면 친구들 사이에서 불편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특수반 선생님이 과학실 수업을 할 때는 봉사선생님을 옆에 두고 수업에 도움을 주겠다고 한다.

그동안은 일반 수업시간에 봉사선생님이 옆에 안 계셨다.

 

여전히 식이요법(저당지수식이요법)을 하고 있는 아이는 본인이 알아서 아무거나 먹지 않는다.

 

 

 

 

2019.03.07.목

콧물이 많이 났다.

재채기하다가 친구 공책에 튀었는데 친구가 화를 냈다.
일부러 한 것도 아니고 실수인데......

짝을 바꿨다.
차은(가명)이가 뒤에 앉았다.

의자에 옷을 걸치다가 뒷 친구의 지우개를 떨어뜨렸는데, 차은이가 내가 그랬다고 했다.
실수인데......

친구들은 알림장을 적었는데,
나는 글을 쓸 줄 몰라 안 적었다.

뇌전증 때문에 감기에 걸려도 쉽게 약을 먹지 못한다.
특히나 콧물 감기에는 항히스타민을 사용하는데, 부작용이 걱정되기도 하고......
그래서 열이 없으면 며칠은 지켜본다.

짝을 바꾼거 같은데,
좋은 기억이 없는 차은이가 뒤에 앉았나보다.

아직 한글을 모르는데, 선생님이 모르시는거 같다.
어울림반(특수반) 선생님께 부탁하여 알림장 내용을 따로 print 물로 받을 수 있게 부탁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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